작성일 : 11-05-11 18:01
[기획점검-사회적기업이 세상을 바꾼다] 주부, 사회 일꾼으로 당당히 서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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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 차-악’ ‘탁.탁.탁.탁’
구수한 밥 냄새와 칼질 소리,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그릇 소리가 활기차고 신이 난다. 위생관리 때문에 마스크와 위생복, 모자, 신발까지 중무장을 했지만 삼치간장조림을 만들어내고 밥을 도시락 용기에 담는 손길은 전광석화다. 물론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을 수 있도록 도시락에 정성을 가득 담는 것은 기본이다.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에 자리한 (유)행복한 밥상은 지난 2008년 10월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 도시락 제조와 출장 뷔페 등의 먹을거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연매출 9억 원을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사회적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곳 중의 하나다. 행복한 밥상이 판로를 확보, 자리를 잡는 데는 기업과 지자체의 도움이 컸다. 초창기 SK그룹이 1억 원이 넘은 조리 시설비를 지원해 줬고 대덕구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지원하는 ‘아동급식사업’을 위탁해 고정적인 수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3000원의 도시락이 학기 중에는 저녁으로, 방학 중에는 점심으로 수백 가정에 배달된다.


한경이 행복한 밥상 대표는 “지자체와 기업의 지원이 기본적인 지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실이다. 급식사업 위탁을 못하고 있는 다른 구 도시락 센터와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며 “이제는 어떤 사업에 다른 업체와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전문 요리사 영입과 새로운 메뉴 개발로 끊임없이 전문성을 꾀하고 있는 행복한 밥상의 노력도 빼놓을 수 는 없다. 살림 전문가들인 주부들이 모였지만 도시락과 출장뷔페라는 상품을 내놓기에는 비전문가들이었고 집에서 해 오던 요리 습관을 버리기도 쉽지 않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얘기다. 한 대표는 “(나부터도) 전문가가 아니라 부담감이 컸는데 좋아하고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어머니들도 그런 마음으로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자랑했다.


‘행복한 밥상’은 음식을 다루는 일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여성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1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절반 정도는 기초생활수급자나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 가장들이다. 2006년부터 근무한 김경혜(43·여) 반장은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식품영양학과에 진학, 이제는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 반장은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이 이제는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년으로 다 컸다”며 “방학에는 새벽 2~3시에 출근해야 하는 점 등이 어렵지만 이 일을 통해 아이들을 키우고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등이 보람된다”고 말했다. 포장실에서 도시락 용기에 분주히 밥을 담고 있는 김주일(39·여) 씨도 “아이가 셋인데 여기서 일하는 것이 가계에 많은 보탬이 된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가정을 지키고 사회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은 그들의 웃음과 여유가 당당하기만 하다. 이들의 웃음과 여유가 지속되기 위해 행복한 밥상은 급식사업 뿐만 아니라 케이터링 서비스, 일명 출장 뷔페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임경실(42) 영양사는 “언제까지 공공급식에만 매달릴 수는 없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출장 뷔페 사업 등을 확장해야 한다”며 “기업이나 단체들의 각종 행사 및 모임을 위한 맞춤형 출장 뷔페서비스에 최대한 좋은 재료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행복한 밥상은 최근 각 시민단체들의 후원의 밤 행사에서도 실력을 발휘해 맛과 서비스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또 조리실 안에서 신는 신발과 밖에서 신는 신발이 따로 구분될 정도로 위생관리에도 철저하다. 정직하게 요리한 안전하고 건강한 메뉴들로 채워진 행복한 밥상의 음식은 맛은 물론 나눔까지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금상첨화’다.